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파울로 프레이리 (Paulo Freire) – 비판적 교육학, <피압박자의 교육학>

by MOKU 2025. 6. 2.

파울로 프레이리 (Paulo Freire) – 비판적 교육학, &lt;피압박자의 교육학&gt;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1997)는 브라질 출신의 교육철학자이자 사회운동가로,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해방적 교육 철학을 제시했습니다. 그의 대표 저서 『피압박자의 교육학』(Pedagogy of the Oppressed)은 전 세계 교육 현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비판적 교육학(critical pedagogy)’의 창시자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억압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해가는 실천적 교육을 강조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프레이리의 핵심 개념인 비판적 교육, 해방, 실천을 중심으로 그의 이론을 깊이 있게 해설합니다.

비판적 교육: 의식화와 대화의 힘

프레이리는 전통적인 학교교육을 ‘은행저금식 교육’이라 비판했습니다. 교사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학생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구조는 인간의 비판적 사고를 억누른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이와 대조되는 방식으로 문제제기식 교육(problem-posing education)을 제안하며, 학생이 주체가 되어 현실을 인식하고 변화시키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과정의 핵심은 ‘의식화(conscientização)’입니다. 이는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사회 구조 속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억압의 원인을 인식하며, 이를 바꾸기 위한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프레이리는 교육을 통해 학생이 “세상을 읽고, 다시 쓰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대화(dialogue)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대화는 수평적 관계를 전제로 하며, 교사와 학생이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상호작용의 장입니다. 프레이리에게 교육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구분을 해체하고, 함께 진리를 탐구하는 공동의 여정이어야 했습니다.

해방 교육: 억압의 인식에서 실천으로

프레이리 교육학의 중심 목표는 ‘해방’입니다. 그는 교육을 억압의 도구가 아니라 해방의 수단으로 재구성하고자 했습니다. 해방은 단순히 물리적 자유가 아니라, 정신적·사회적 억압으로부터 깨어나는 과정입니다.

프레이리는 피억압자가 자신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이 해방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중립적인 교육’이라는 개념을 거부했으며, 교육은 언제나 특정한 가치와 이데올로기를 반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교육은 현실을 재구성하려는 정치적 실천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해방 교육은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농촌 문해교육, 성인 교육, 민중 교육에서 실천되었으며, 전 세계의 민주주의 교육, 인권 교육, 사회정의 교육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대안교육, 인권교육 운동에도 프레이리의 영향이 깊이 스며 있습니다.

실천: 교육은 행동이다

프레이리의 교육은 단지 앎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실천(praxis)이었습니다. 그는 이론과 실천의 분리를 거부하고, 진정한 앎은 행동으로 이어질 때 의미가 있다고 봤습니다. 이는 마르크스의 사상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프레이리에 따르면 교육은 현실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이론적 사고와, 그것을 바꾸려는 실천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학생이 단지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현실을 능동적으로 바꾸는 참여자가 되도록 이끕니다.

그는 교사에게도 새로운 역할을 제안합니다. 지식을 주입하는 존재가 아니라, 학생과 함께 배우고, 질문하고, 성장하는 ‘문화의 작업자’로서 교육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교실 수업의 형식을 넘어서, 교육 전체를 해방적 실천의 장으로 확장하는 사고입니다.

결론

파울로 프레이리의 교육철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력한 울림을 줍니다. 그는 교육을 통해 억압을 재생산하는 구조를 넘어서, 새로운 인간과 사회를 만들어갈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교육을 통해 추구해야 할 것은 단지 성적 향상이나 취업률이 아니라, 자유롭고 비판적인 시민을 양성하는 것임을 프레이리는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