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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렌 키르케고르 – 신 앞의 주체성 강조

by MOKU 2025. 5. 8.

쇠렌 키르케고르 - 신 앞의 주체성 강조

 

쇠렌 키르케고르는 덴마크의 신학자이자 철학자로, 실존 철학의 선구자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19세기 중반 당시 유럽 사회를 지배하던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철학에 반기를 들고, 인간 존재의 주관성과 개별성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신 앞에 선 주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의 실존적 고뇌, 불안, 선택, 책임을 본격적으로 철학의 중심에 놓았습니다. 본 글에서는 키르케고르 철학의 핵심 개념을 주제별로 정리하고, 그 현대적 의미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실존이란 무엇인가?

키르케고르는 실존을 단순히 ‘존재함’이 아닌, ‘어떻게 존재하는가’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그는 인간을 객관적 대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유일무이하고 고통받는 주체로 이해했습니다. 실존은 본질보다 앞서며, 인간은 본질을 갖기보다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점에서 키르케고르는 훗날 하이데거나 사르트르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의 실존 개념은 개별성, 결단, 불안, 신 앞의 주체성으로 요약됩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하나의 정답을 가진 삶이 아닌, 끊임없이 선택하고 책임지는 존재입니다. 이 선택은 근본적으로 불안을 동반하며, 이 불안은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임을 드러냅니다. 특히 키르케고르는 실존을 철저히 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했으며, “진리는 주관성이다”라고 주장하며 개인의 내면적 진실을 철학의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이는 실존을 윤리적·신앙적 자기 실현의 과정으로 보는 그의 독특한 철학적 시각을 보여줍니다.

불안과 절망 그리고 선택의 책임

키르케고르는 『불안의 개념』에서 불안을 인간 실존의 본질로 설명합니다. 그는 불안을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이 자유롭기 때문에 느끼는 존재론적 조건으로 보았습니다. 아이가 절벽 끝에 서 있을 때, “떨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불안을 낳는 것처럼, 인간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불안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키르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절망을 실존적 병으로 규정했습니다. 절망은 자신이 자기 자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자각하거나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로 정의됩니다. 이는 결국 인간이 자신의 실존적 정체성과 목적을 잃었을 때 경험하는 심리적·영적 상태입니다. 키르케고르는 불안과 절망을 단순한 부정적 감정이 아닌, 신앙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절망을 통해 자신을 신 앞에 놓고, 책임 있는 주체로서 새로운 결단을 내릴 때 비로소 ‘참된 실존’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처럼 그는 인간 실존의 어두운 측면을 정직하게 마주하며, 자유와 책임, 주체성과 신앙의 관계를 심화시켰습니다.

신 앞의 주체성과 실존적 신앙

키르케고르 철학의 절정은 바로 ‘신 앞에 선 단독자’라는 개념입니다. 그는 인간은 집단 속의 일원으로서가 아닌, 하나님 앞에서 홀로 선 존재로서 자기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단지 종교적 신념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실존 전체를 건 진정성 있는 선택과 결단을 의미합니다. 그는 이러한 실존적 신앙을 ‘도약’이라 표현했습니다. 이는 합리적 이해를 넘어서, 존재 전체를 걸고 신에게 자신을 내맡기는 비약이며, 절대적 관계 속에서 자기 존재의 참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불안과 모순, 모호함 속에서도 신을 향한 절대적 헌신을 요구하며, 이는 오늘날 신앙과 존재의 문제를 새롭게 이해하는 데 깊은 통찰을 줍니다. 키르케고르의 철학은 단순히 종교적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윤리학, 문학, 심리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현대 사회의 자기 상실, 비교, 타자 의존성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신 앞의 주체성’은 강력한 실존적 성찰을 가능케 합니다.

결론

쇠렌 키르케고르의 철학은 실존의 본질을 ‘신 앞에서 홀로 서는 주체’로 규정하며, 인간 존재의 고통과 불안, 선택과 책임을 철학의 중심에 놓았습니다. 그의 철학은 단지 사유의 도구를 넘어, 삶의 방향을 묻는 실천적 사유입니다.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키르케고르를 통해 다시금 질문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나로서 살고 있는가?”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실존적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